업계비평국2011. 8. 12. 02:09

1. 우선 형식상이나마 형식을 갖추자면, 권칠인 감독의 <학교야 안녕>은 정말이지 재미없었다.  그런 내용은 이미 수도 없이 봤다.

2. 소리소문없이 <타임>시리즈가 종영한다. 이번 주도 해양다큐인가를 하고, 다음 주부턴 건강관련 다큐 재방을 틀 모양이다. 이런 편성은 사실상 황금 오브 황금시간대에 GG를 치는, 그러니까 MBC는 목요일 밤 11시를 아예 제끼는, 그러니까 시청자 여러분 이제 목요일밤 11시엔 MBC를 보지 마세요. 하는, 그러니까 당 연구소가 본 거의 최악의 수다. 그러니까 이런 편성은 MBC <특별기획 타임>은 안하느니만 못했어요. 라고 스스로 말하는 꼴이다.

3. 분위기 상, 보도제작부서는 면이 빠지는 형국이다. 여러모로 야심찬 기획이었고, 당 연구소는 이런 기획을 존중했다. 라인업만해도 화제거리가 참 많았다. 공효진 나래이션, 옥상에서 돈 뿌리고, 이명세에, 류승완에, 장동건에, 강동원에... 그런데 망했다.

4. 기획을 한 보도제작부서가 자체 편성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가령 <최고의 사랑> 방영중, 혹은 방영직후 공효진 나래이션 편을 방송할 수도 있고, 북풍 즈음에 류승완의 간첩편을 튼달지 하는, 전략적 자체 배치가 미약했다. MBC보도제작국은 영화감독이 연출하는 TV다큐를 지나치게 높게 쳤고(선발 연출라인업), 영화감독은 TV를 약간 쉽게 봤다(시청률 따먹는 전략적 측면을 말함). 선발진에서 간헐적인 두자리 대 시청률을 예상하면서, 인하우스 제작과 또 다른 유명 영화감독들을 섭외한 형국인데, 선발이 무너졌다고, 게임을 버린 것이다.


5. 내용적인 면은 사실 워낙 다양한 스펙트럼이였던지라, 정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전체적인 기획상의 느낌만을 정리하자면, 벙벙한 거리, 시청자와 의도사이의 벙벙한 거리가 폐착이었고, 영화감독의 아우라에 너무 물러섰다는 느낌이다. 기자들은 이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마주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6. 과감하게 침발라 놓은 저런 아이템들을 못 보게 되서 아쉽고, 당분간 영화감독이 연출하는 TV다큐를 못봐서 아쉽고, 예능피디가 만드는 다큐를 못봐서 아쉽다. 하지만 잔인한 곳이었다. 처음부터 좀 더 우왁스럽게 달라들었어야 한다. 밤 11시대는 정말 잔인한 곳인 거시다. 이로써 인문학적인, 벙벙한 주제의 TV는 조만간 볼 수 없을 것이다. 참 아쉽다. <끝>
Posted by 연구소장장장